지금까지 너무 외면하고 살았다.
모르는 척 하고 살았다.
눈을 감고 피하고 살았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그런데 세상이 너무 슬프다.
암담하고 암울하고 암흑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속에 희미한 빛이 있다.
희미한 빛의 군집이 있다.
그 빛들을 바라보면서 무력했던 주저앉아있던 나를 돌아봤다.
어쩌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있는 그들.
그들은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계속 나아가고 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물질적인 세속적인 것이 아니다.
그들은 흐르는 물과 같다.
때론 거칠고 때론 온화하며 때로는 넓고 때로는 좁고 때로는 깊고 때로는 얕다.
그리고 그를 지나가는 것들을 감싸안고 더러운 것들을 씻어준다.
하지만 그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있을 뿐이다.
그 사이에서 묵묵히 흐르는 물을 그저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하고 지나갈 뿐이다.
나도 그들에 의해 씻기고 있다.
외면하고 피하고 숨었던 과거를 조금씩 천천히 씻어내고 수많은 죄악과 더러움을 씻어주고 있다.
그리고 쉬고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여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 있을 고난과 시험을 이겨낼 수 있도록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나 또한 어릴 때의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다.
좌절하고 고통에 잊으려한 적은 있지만 잊지않고 소중하게 간직해왔다.
그래서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다.
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들을 신뢰하고 함께 나아감에 우애를 느낀다.
brotherhood 또는 fraternite이다.
조금 더 노력한다면 죽어도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안개 속에서 어렴풋이 나의 길을 찾았다.
정말로 진심으로 기쁘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이런 축복이 주어졌다는 것에 진정으로 감사함을 느낀다.
가장 낮은 자세로 나를 낮추고 겸손하고 존중하며 때로는 나를 숨기고 나아갈 것이다.
모두가 나를 욕하고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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